한 나라를 통치하면서 국민을 돕고 싶다면 자신의 평판에는 신경 쓰지 않아야 합니다. 자신이 정직하고 올곧다는 걸 다른 사람들이 알게 하지 마세요. 자신이 현명하다는 걸, 나라에 평화를 가져오고 세계를 통치하는 데 재능이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알릴 필요 없어요. 그럴 필요 없습니다. 그냥 하면 됩니다. 말하거나 설명할 필요도 없고 과시할 필요도 없어요. 때로는 사람들이 몰라야 일을 더 잘할 수 있습니다. […]
세상을 구하고 싶다면 특정한 면에 집착해선 안 돼요. 상황을 보고 할 수 있는 일을 조용히 도우면 돼요. 관중처럼요. 관중 맞나요? (네) 어느 나라 사람이었나요? 위나라? 제나라? (제나라입니다. 제나라 재상이었습니다) 제나라의 관중. 그 사람 아나요? 유명한 재상이었죠. 그렇죠? (네) 그는 어리석은 제나라 왕과 똑같이 행동했어요. 왕이 하는 대로 했죠. 왕이 바보짓을 하면 관중은 더 어리석게 굴었죠. 자신의 도덕성을 왕이 알아채면 안 되니까요. 자신이 왕보다 낫다고 여겨지길 원치 않았죠. 허나 그랬기에 관중은 나라를 다스리고 세상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었어요. 그 어리석은 왕을 도울 수도 있었고요. 어리석은 왕을 이용해 백성에게 이로움을 줬어요. 나라에서는 백성만이 중요하죠, 왕이 아니고요. 왕을 이용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합니다. 왕을 죽이면 평판만 안 좋아질 뿐이죠. 대신 왕 옆에서 장단을 맞춰주며 왕에게 통치하는 법을 가르치는 거예요. 왕의 신임을 얻으면 왕이 그의 말을 듣겠죠. 자기 편으로 여길 겁니다. 두 사람이 똑같이 행동하니까요. 둘 다 어리석으니까요. 그는… (단짝 친구인 셈이죠) 비밀도 말할 수 있는 단짝 친구로 여기겠죠. 네. 같은 족속이라고요.
왕이 술을 마시면 재상은 왕보다 더 많이 마셨어요. 왕이 끔찍하게 취하면 재상은 그보다 더 심하게 취했죠. 그는 왕을 속속들이 잘 알고 있었어요. 이런 걸 두고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하는 겁니다. 그는 자신의 도덕성이나 재능을 과시하지 않고 조용히 나라를 통치했어요. 그 당시의 왕은 제문… 그가 제문장이었나요? 제문장? (제나라 환공이요) 제나라 환공이요. 진짜 왕은 그가 아니고 관중이었습니다. 완벽한 거죠. 제나라 환공이 왕좌에 앉아 있긴 했지만 나라를 다스리고 모두에게 평화를 가져다준 건 관중이었어요. 그가 정말 능수능란했기 때문이죠. 그는 악인들도 이용할 수 있었죠. 어리석고 간사한 궁정 관리들도 모두 용인해 줬죠.
다른 사람은 그걸 용납하지 못해서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었고요. 그 사람 이름이 뭐였죠? 그 또한 재능이 뛰어났죠. (포숙아요) 포숙아? (포숙아요) 포숙아, 그도 좋은 사람이었지만 너무 선하고 극단적이었어요. 그는 선한 사람들을 아주 좋아했지만 악인들에겐 아, 그들을 죽여도 성에 차지 않아 했어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죽였을 거예요. 그래서 그는 관중만큼 나라를 잘 다스리지 못했어요. 포숙아는 충성스러운 신하이자 매우 정직하고 강직한 고관이었지만 나라에 큰 도움은 못 됐죠. 반면 관중은 방탕한 삶을 살았어요. 육식을 하고 술과 담배를 하고 바람을 피우고 많은 방탕한 일들을 했습니다. 왕과 똑같이요. 그러나 그는 나라를 가장 크게 도운 인물이며 최고의 영웅이었죠. 그래서 우린 역사를 읽을 때 뭐든 배워야 합니다. 불교 경전을 읽거나 스승의 가르침과 강연을 시청할 때는 말할 것도 없고요. 지혜가 있다면 어떤 책을 읽든 항상 뭔가를 배울 수 있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나라에 평화를 가져오고 세계를 통치했는지 읽으면 우리도 그렇게 하는 법을 배울 수 있죠. 알겠어요?
나라를 다스리고 세상에 평화를 가져오는 일은 중생을 구원하기 위한 영적 수행과도 같습니다. 전혀 다르지 않아요. 방법도 같고 전술도 같습니다. 봉사정신도 같고요. 평범한 재상이었지만 그는 백성을 위해서 자신의 명예를 희생할 줄 알았습니다. 나라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왕에게 충성한 사람이 바로 그입니다. 왕에 대한 그의 충성은 진짜였어요. 그가 없었다면 제나라는 오래전에 멸망했을 겁니다. 그럼 제나라 환공은 왕좌에 앉아 명령을 하면서 영광과 부를 누릴 수 없었을 거예요. 따라서 그는 왕에게 진실로 충성한 겁니다. 온종일 명령만 내리거나 왕을 비판하고 꾸짖고 망신을 준다고 충성스러운 신하로 간주되는 게 아니에요. 조용히 일해야 합니다. 그것도 좋지만 너무… 때론 융통성이 없는 거죠.
한 나라를 통치하면서 국민을 돕고 싶다면 자신의 평판에는 신경 쓰지 않아야 합니다. 자신이 정직하고 올곧다는 걸 다른 사람들이 알게 하지 마세요. 자신이 현명하다는 걸, 나라에 평화를 가져오고 세계를 통치하는 데 재능이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알릴 필요 없어요. 그럴 필요 없습니다. 그냥 하면 됩니다. 말하거나 설명할 필요도 없고 과시할 필요도 없어요. 때로는 사람들이 몰라야 일을 더 잘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너무 많이 알면 계속 칭찬할 테니까요. 사실 그다지 도덕적이지 않은데도 계속 칭찬하며 미덕이 8점인데 12점으로 과장한다면 본인은 더욱 불편하게 느껴질 겁니다. 사람들이 매번 여러분에게 더 많은 것을 기대하겠죠. 다른 사람이 여러분을 15점이라 칭찬한다면 그 절반이 부족한 것이죠. 그때부터 문제가 생깁니다. 긴장을 하게 되고 모든 일에 매우 조심스러워질 겁니다. 불안해지겠죠. 항상 사람들이 기대하는 명성에 부응하며 살아야 하니까요. 그러면 일을 하기가 힘들어집니다.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게 더 편안하죠. 사람들이 많은 걸 기대하지 않을 테니까요.
사람들은 생각하겠죠. 『아, 저 사람은 저렇구나. 지켜볼 필요도 없어. 그는 진지한 사람이 아니야. 별거 아니야. 아무도 그를 원치 않을 거야. 그는 엉성하고, 무심하고 저속하고, 먹고 마시고 놀고, 인생을 즐기기만 해. 아무것도 아니니 신경 쓰지 말자. 관심 가질 필요 없어. 그는 상대도 안 돼. 난 매우 고결하니 사람들은 분명 날 좋아할 거야. 그가 뭐가 대단해?』 그런 겁니다. 상대가 안 되면 아무도 뭘 기대하지 않죠. 그럼 일을 할 때… (순조롭죠) 네? (순조롭습니다) 순조로워요. 왜냐하면 일을 조용히 하니까요. 남모르게 일을 하죠. 가면 뒤에서 웃고 있는데 아무도 못 보는 것처럼요. 그런 가면 본 적 있나요? 딱딱한 가면이요. (네) 두 눈만 빼고 얼굴 전체가 안 보이죠. 그러면 가면 뒤에서 웃거나 울어도 아무도 모르죠.
마찬가지로, 이 세상에서 남들을 진실로 돕고 싶다면, 우리는 때로 사람들이 우릴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 쓰지 말아야 해요. 이를테면… 정말 만약에… 좋은 평판을 얻고 싶다면 그건 아주 쉽습니다. 광고를 잘 하고 몇 가지 방법으로 길을 닦으면 돼요. 몇 년 간만 길을 닦으면 여러분이 훌륭하다고 사람들이 생각할 겁니다. 그럼 예를 들어 대통령 후보가 되고 싶다 할 때 매우 손쉬울 겁니다. 정말 대통령 후보가 되고 싶다면 출마하지 않는 척하면서 미리 길을 닦아 둬야 합니다. 모두에게 인사하고 모든 사찰과 교회를 방문하고 모든 단체와 조직을 방문하는 등등.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그럼 얼마 후 사람들이 여러분에게 청하겠죠. 『제발, 제발요! 당신은 이 나라에서 가장 고결한 사람인 것 같아요. 당신은 영적 수행자의 품행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 식이죠. 그럼 여러분은 이렇게 말하죠. 『아녜요! 부끄럽군요!』 그러다가 사람들이 거듭 청하면 이렇게 말하겠죠. 『받아들이자! (받아들이자!) 너무 부끄럽군』 (정말 부끄럽습니다) 『정말 부끄럽지만 내게 다시 청하셔도 됩니다』 요청? 심사인가요? 네? (두 번째 심사입니다) 선거 심사인가요? 예를 들면 그런 식이죠. 따라서 그것은 모두 가짜 도덕성과 평판입니다.
진짜 좋은 도덕성과 평판을 가진 사람은 겉으로 보기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정말 유능한 사람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죠. 여기 있는 누구를 말하는 게 아니라 전 세계가 그렇다는 겁니다. 때로 사람들은 정치는 원래 그래야 한다고 말하죠. 난 그들에게 배웠어요. 그냥 들은 말이에요. 때론 그들과 어울리며 흥미로운 얘기들을 듣습니다. 언젠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고 싶을지도 모르니 먼저 배워둬야죠. 써먹을 일이 생기지 않아도 괜찮아요. 어쨌든 나쁠 건 없잖아요. 혹시라도 내가 원한다면 방법을 알겠죠. 안 그러면 너무 늦잖아요? 난 이미 늙었어요. 지금 아니면 언제 배우겠어요? 농담이에요. 난 대만(포모사) 사람이 아니라서 여러분 경쟁자가 될 수 없으니 걱정 마세요. 여기서 출생해야 되는 것 같은데요. (출마하셔도 됩니다. 안 될 것도 없죠) 난 중국인이에요. 내 말은, 중국인의 피가 조금 섞여 있다는 뜻이죠. 한 방울이라도 섞였다는 게 이름에 드러나죠. 내 이름을 대만(포모사) 이름으로 바꾸면 되겠군요. 그렇게 하면 되겠어요. 그리고 대만(포모사) 사투리도 좀 배우면 좋을 것 같네요.
고대에, 어떤 사람이 있었는데… 이름을 모르겠어요. 잊어버렸어요. 그는 왕보다 더 나은 사람이었어요. 왕은 도덕적으로 타락하고 탐욕스러웠지만 그는 매우 관대했습니다. 그가 나중에 나라와 왕좌를 차지했죠. (문왕이요) (주나라 문왕이요) 주나라 문왕이요? 그는 좋은 왕이었나요? (최고의 왕이었죠. 그는 강태공에게…) (그는 원래 제후였습니다) (제후들 중 하나였는데 왕이 됐습니다. 강태공에게 가서 고문이 되길 청했죠) 그럴지도 몰라요. 아마도 그가 왕보다 모든 일을 더 잘했기 때문에 나중에 사람들이 그를 왕으로 추대했을 겁니다. 관중이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면 제나라 환공의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 당시 제나라 환공의 평판은 이미 나빴으니까요. 안 그래요? 그런데 관중은 그러지 않았죠. 그는 다른 사람의 왕좌를 빼앗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그는 나라를 돕고 싶어 했죠. 그는 진정한 애국자였어요. 자신의 평판을 신경 쓰지 않았고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명성도 버렸어요. 그는 왕이 자신을 의심하지 않도록 자신을 더 형편없고 끔찍하게 만들었어요. 그는 왕보다 자신의 평판을 낮게 유지했기 때문에 나라를 도울 수 있었죠.
그 당시 하필이면 왕이 그런 사람이었으니 그가 어쩌겠어요? 왕을 죽였다면 평판이 나빠졌겠죠. 다른 사람이 왕이 된다 해도 이전 왕보다 낫다는 보장도 없고요. 그는 우연히 신뢰를 얻은 김에 흐름에 따랐어요. 이렇게 말하는 게 맞나요? 그는 상황에 따라 대처했죠. 그 덕분에 제나라는 태평성대를 누렸고 나중엔 다른 영예까지 얻게 되었죠. (패왕이 되었습니다) 패왕이 됐어요. 맞죠? 제나라 환공이 뭐가 대단한가요? 그는 한 푼의 가치도 없었어요. 모두가 아는 사실이죠. 왕이 가장 잘한 일은 관중을 등용한 것이죠. 마찬가지로 관중의 최고 업적은 어리석은 왕을 이용한 것이었죠. 관중은 어리석은 왕뿐만 아니라 왕 곁에 있는 간사한 궁중 관리들도 이용할 줄 알았어요. 그는 그 누구도 냉대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일을 더 잘할 수 있었던 겁니다. 관중은 정말 놀랍고 똑똑한 사람이었어요. 영적 수행자들이 그에게서 배울 수 있다면 아주 좋을 것 같아요. 그는 정말 넓은 마음을 가졌거든요. 그는 좋은 사람이었지만 그리 좋은 사람은 아니었죠. 겉모습을 보면요. 겉으로만 보면요. 그의 내면이 안 좋다는 게 아니에요. 그는 자신이 사람들에게 훌륭하게 여겨지길 원치 않았어요. 그는 온갖 부류의 사람들을 용인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나라를 다스리고 세상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었던 거죠.
관중이 좋은 사람이었다고 난 생각해요. 내게 그와 같은 사람이 하나라도 있다면… 자매도 나쁘지 않아요. 난 만족해요. 그녀가 웃을 때면 (모든 걱정이 해소됩니다) 온갖 고민이 사라지죠. 그녀의 두 번째 미소는… 여기 용선호를 뒤덮을 겁니다. 좋아요. 가끔 옛날이야기를 읽다 보면 무언가를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러니 누군가에 대한 언급을 하거나 누군가를 이해하려면 지혜를 발휘해서 그가 어떤 사람인지 깊이 알아야 합니다. 겉모습만 보고 그를 판단해서는 안돼요. 그 사람이 하는 일의 결과, 행동의 결과를 살펴봐야 합니다. 그의 행동만 보지 말고요. 그의 겉모습만 보지 말고… 그의 태도나 습관, 일을 하는 방식은 때때로 우리를 속일 수 있습니다. 그의 행동의 결과가 좋으면 좋은 겁니다. 마찬가지로, 때로는…
어울락(베트남)에도 평판이 좋지 않은 어떤 재상이 있었어요. 그의 이름은 『쩐 투 도』였죠. 아마 여러분은 그를 모를 거예요. 그는 매우 유명했죠. 그가 살아있을 때는 모두가 그를 욕했어요. 역사는 그를 좋지 않다고 평가하죠. 관중 역시 별로 좋지 않은 걸로 되어 있죠. 그가 얼마나 좋았다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후손들은 그의 명성으로 인한 후광을 입지 못했고… 관중처럼 권력과 부의 혜택을 누릴 수도 없었어요. 그는 후손을 위해 이름을 남기지 않고 백성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습니다. 그래서 그의 후손들은 좋은 평판을 얻지 못했죠. 이해가 되나요? 자녀나 손주들에게 지위를 물려주지 않았죠. (권력을 물려주지 않았습니다) 후손들에게 권력을 물려주지 않았어요. (후손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서요) 조상과 손주에게 혜택을 준다고요? (지위를 물려준다는 뜻입니다) 네, 네. 대물림되지 않았죠. 아무도 그들을 존경하지 않았어요. 『아, 저들은 관재상의 후손이구나』 하는 식으로요. 네.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