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주민은 아주 느리잖아요. 『맙소사, 10㎞라니! 10m도 가본 적이 없는데 10㎞라니. 됐어, 여기서 죽고 말겠어. 여기서 죽고 말 거야. 먹을 것도 없고 10m도 못 가는데 10km라니!』 그렇게 죽을 것만 같았죠! 그러자 남편 플라밍고가 말했죠. 『걱정 마. 걱정 마. 알고 있어. 교통수단을 제공할게. […] 하지만 조건이 있어. 우리 계획을 잘 새겨 들어야 해』 […]
아주 오래전에 어떤 호수가 있었어요. 그 호수 안에는 한 거북이주민이 살고 있었고, 호수 밖에는 두 플라밍고주민이 살았어요. 한 거북이주민과 두 플라밍고주민이요. […] 그들은 친구였어요. 그해는 매우… 가뭄이 심했죠. 네, 네, 네. 가뭄이요. 그래서 물이 없었어요. 1년 동안 비가 전혀 내리지 않아서 호수 안의 물은 날이 갈수록 줄어들었죠. […] 그 안에 사는 물고기들은 서서히 열반에 들었어요. 하나씩 차례로요. […] 자 이제, 이런 상황에서 거북이주민은 매우 불안했고 어떻게 해야 할지 늘 머릿속으로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죠. 그는 이 상황에서 해탈하길 간절히 원했어요. 그는 생각하고 또 생각했죠. 그때 다행히도 플라밍고 부부가 그를 방문하러 왔어요. 아주 불행한 얼굴을 한, 아주 비참한 가면을 쓴 그를 본 부부는 염려하며 아주 친근하고 사려 깊고 다정하게 물었어요. 『무슨 일이야? 뭐가 잘못됐는데? 왜 변비가 심한 얼굴을 하고 있어?』 그는 너무 불행해 보였죠.
그러자 거북이주민이 그들에게 말했죠. 『아! 너흰 아무것도 몰라! 난 큰 곤경에 처했어!』 […] 『너희 둘이 날 위해 뭘 해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며칠째 나는 태양신경총 센터에 아무것도 넣을 게 없었어. 그저 할 수 있는 거라곤 태양신경총에 대해 명상하는 것뿐인데 깨달음도 오지 않아. 그래서 난 죽을 것 같아. 물도, 물고기도, 새우도, 개구리도, 아무것도 없어서 죽을 것만 같아』 […] 남편 플라밍고는 이 문제를 놓고 아주 깊은 명상에 잠겼어요. 그래서 그의 눈썹이 이렇게 찌푸러졌죠. 다리는 이렇게 꼬고 날개를 다리 위에 올려서 플라밍고 자세를 취하고 있었어요. 그의 지혜안은 생각으로 인해 흐려졌어요. 그리고 아내 플라밍고는 깊은 연민을 느꼈어요. 그녀는 거북이주민에게 너무나 큰 동정심이 일었죠.
아내 플라밍고주민이 아내 플라밍고주민이 거북주민에게 말했어요. (거북주민요) 『이봐! 옮기면 어때?』 이해했나요? 아니, 이랬어요. 『왜 안 가? 다른 데로 이사가. 집을 옮겨』 거북주민은 집을 지고 다니잖아요. 『집을 옮겨, 다른 데로 가서 새로 시작해』 그러자 거북주민은 크게 상심하며 그녀에게 말했어요. 『생각해 봐. 난 어디에도 간 적이 없어. 차도 없다고』 현대 거북주민이에요. 요즘 시대에 맞게 바꿨어요. 당시에 부처님께서 설법하실 때는 차가 없었으니까요. 근데 지금은 21세기인 만큼 현대에 맞게 각색한 거죠. 괜찮죠? 좋아요. 부처님께서도 용서하시겠죠. 『알다시피 난 움직이는 게 느리잖아. 차가 없는데 어쩌겠어? 『게다가 이 동네가 좋아. 차라리 고향 땅에서 죽겠어. 낯선 땅에 묻히면 내 영혼이 쉴 수 있을 것 같아?』 어쨌든 거북주민의 영혼은 활동적이지 않죠. 느리니까요, 그렇죠? 활동적일 수 없죠.
그때 남편 플라밍고가 긴 목을 쭉 빼며 말했죠. 『좋은 수가 있어! 내 말 좀 들어 봐!』 희망과 영감에 가득 차서요. 『걱정할 거 없어. 나한테 생각이 있어! 여기서 10㎞ 떨어진 곳에 (연못이요) 연못이 있어. 그 연못은 안 마르는 곳으로 유명해』 맞나요? 괜찮아요? 『요즘처럼 극심한 가뭄이 들어도 메마른 적이 없어. 거기로 데려다줄테니 거기서 함께 살자. 네가 외롭지 않도록 우리가 함께 있을 게. 모든 고락을 함께 나누고 말이야. 그럼 괜찮겠지?』
그 말을 듣고 거북주민은 계속 생각했어요. 생각하는 것도 느려서요. 거북의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었죠. 네. 현명하게요. 한 30분 동안 생각하다가 그가 마침내 입을 열었죠. 거북주민은 아주 느리잖아요. 『맙소사. 10㎞라니! 10m도 가본 적이 없는데 10㎞라니. 됐어, 여기서 죽고 말겠어. 여기서 죽고 말 거야. 먹을 것도 없고 10m도 못 가는데 10km라니!』 그렇게 죽을 것만 같았죠!
그러자 남편 플라밍고가 말했죠. 『걱정 마. 걱정 마. 알고 있어. 교통수단을 제공할게. 일등석 항공권을 예약했으니 걱정할 거 없어. 암, 그렇고말고. 하지만 조건이 있어. 우리 계획을 잘 새겨 들어야 해. 그럼 성공할 수 있어』 그러자 거북주민은 귀가 솔깃해졌어요. 『그래, 알려줘』 이번엔 빨랐어요. 30분이 아니고 20분 만에 대답했죠. 『부탁이야, 알려줘』
그러자 남편 플라밍고가 말했죠. 『아주 간단해. 우리 부부가 줄의 양끝을 부리로 물면 넌 줄 한 가운데를 물고만 있으면 돼. 그럼 목적지까지 데려다줄게. 하지만 명심해: 가는 도중에 절대 입을 열면 안돼. 안 그럼 위험해. 너의 등딱지가 깨지거나 떨어져 나가거나 산산조각 날 수가 있어』 으깬 감자처럼 되겠죠. 『가는 도중에 아무리 흥분되고 화가 나고 열을 받아도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입을 열어선 안돼. 거기는 30분이면 도착할 테니까. 명심할 수 있겠어?』 거북주민은 말했죠. 『알겠어』 그래서 준비를 했어요. 출발 전 플라밍고 부부는 다시금 상기시켰어요. 『명심해. 입을 꽉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마. 하품도 안돼. 알겠지? 재채기도 안돼. 참아야 해. 목적지에 다다를 때까지 잘 참아야 돼』 자, 됐어요. 그리 하기로 하고 준비했죠. 숙지했고요. 잘 되기만을 바랐죠.
자, 그들과 함께 가 봅시다. 좋아요. 플라밍고 부부가 줄의 양끝을 물었고 거북주민은 가운데를 물었어요. 그런 뒤 날아갔어요. 많은 곳을 지나갔죠. 푸른 초원을 지나고 빨간 꽃밭을 지나고 커피색 메마른 풀 위도 지나갔어요. 지난번 갔던 캘리포니아가 그랬죠. 그런 뒤 한두 주 지나자 다시 푸르러지더군요. 아주 멋진 경관이 계속 펼쳐지자 거북주민은 기분이 좋아졌고 고향 생각이 안 났어요. 여러 번 입을 열고 말할 뻔했죠. 경치에 감탄해서요. 『멋진 크리스마스트리네. 맛난 비건 차파티. 근사한 인도 차. 어울락(베트남)의 아름다운 여인들. 중국 노래도 좋고, 호수도 멋지네』 등등요. 허나 잊지 않았죠. 플라밍고 부부가 자신에게 한 말을요. 무슨 일이 있어도 입을 열지 말라고 했죠. 그래서 꾹 참고 입에만 신경을 쓰면서 벌리지 않았죠. 하지만. 언제나 『하지만』이 나오죠.
한 마을 위를 지나는데 아이들이 있었어요. 아이들이 어떤지 알죠. 늘 짓궂게 굴잖아요. 아이들은 플라밍고주민 둘과 거북주민이 (함께요) 함께 날아가는 걸 보고 이랬어요. 『저기 좀 봐! 플라밍고주민 둘이 거북주민을 달고 가네』 내용을 좀 바꿨어요. 원래 내용은 좀 따분하고 사리에 맞지 않아서요. 『저기 좀 봐. 멍청한 거북주민이 플라밍고주민한테 잡혔어. 저런 건 처음 봐. 진짜 바보 같아』 아이들은 그렇게 말하고 소리치고 뛰어오르면서 계속 거북주민을 놀렸어요.
거북주민은 더는 참을 수가 없었죠. 평생을 살며 그 나이가 될 때까지 그런 모욕을 당한 적이 없었으니까요. 에고가 상처를 입었고 자존감이 매우 낮아졌죠. 지혜는 뒤틀어졌고 자존심이 끓어올랐어요. 오븐에서 섭씨 200도로 달군 것처럼요. 그래서 아래를 보고 눈을 부라리며 결국 입을 열어 말했어요. 『닥쳐라! 그 주둥이 닥치라고!』 그렇게 말하는 순간 그는 세상에서 사라졌죠. 해탈했어요. 등껍질에서 벗어났고요. 끝이에요. (재밌었습니다)
그래서 부처께서 이르길… 그래요. 그분을 존경해야죠. 설법 전문가시잖아요. 부처님께서 말했어요. 『이 세상에서 얼마나 많은 이들이 입을 다물지 못해서 비극을 맞는가, 그러므로 필요할 때만 말을 하도록 해야 한다』 이야기는 이해가 잘 되죠. 난 최선을 다해 유머를 섞어 진지하고 따분한 이야기를 희극으로 바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