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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로운 자를 위한 지혜의 길잡이: 외경 지혜서, 2부 중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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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고대 문헌인 외경 『지혜서』를 계속 소개하겠습니다. 여기서 주님이 보여주신 권능과 의로움, 주님의 자비와 진정한 창조주를 모르는 무지한 자들이 숭배하는 거짓 신들의 문제도 성찰할 수 있습니다.

지혜서

당신은 싸움터에서 저 악인들을 의인들 손에 넘기실 수도, 무서운 창조물이나 엄중한 말씀으로 단번에 파멸시키실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조금씩 심판하시어 저들에게 회개할 기회를 주셨습니다. 물론 당신은 저들이 근본부터 악하고, 악을 타고났으며, 그들의 사고방식이 영원히 바뀌지 않음을 모르지 않으셨습니다. 사실 저들은 처음부터 저주받은 종족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저들이 저지른 죄를 당신이 용서하심은 누가 두려워서가 아니었습니다. 누가 감히 왜 그렇게 하셨는지 묻겠습니까? 누가 당신의 심판에 반대할 수 있겠습니까? 당신이 만드신 민족들을 멸망시키신 일에 누가 당신을 비난하겠습니까? 누가 불의한 인간들의 변호인으로 당신과 맞설 수 있겠습니까?

만물을 돌보시는 당신 외엔 하느님이 없고, 당신이 불의하게 심판하지 않음을 증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 당신이 징벌하신 자들을 두고 어떠한 임금이나 군주도 당신과 대결할 수 없습니다.‍ 당신은 의로우신 분으로 만물을 의롭게 관리하시니, 징벌을 받을 까닭이 없는 이를 단죄하는 것을 당신의 권능에 맞지 않는 일로 여기십니다. 당신의 힘이 정의의 원천입니다. 당신은 만물을 다스리는 주권을 지니고 계시므로 만물을 소중히 여기십니다.‍ 정녕 당신의 완전한 권능이 불신을 받을 때만 당신은 힘을 드러내시고, 그것을 아는 이들에게는 오만한 자세를 질책하십니다. 당신은 힘의 주인이시므로 너그럽게 심판하시고, 저희를 아주 관대하게 통솔하십니다. 무엇이든지 원하시는 때에 하실 능력이 있으십니다.

당신은 이렇게 하시어 의인은 인자해야 함을 당신 백성에게 가르치시고, 지은 죄에 대하여 회개할 기회를 주신다는 희망을 당신의 자녀들에게 안겨 주셨습니다.‍ 당신 자녀들의 원수들로서 죽어 마땅한 자들에게까지 악에서 벗어날 시간과 기회를 베푸시며 그토록 주의와 배려를 다하여 처벌하셨다면, 당신의 자녀들은 얼마나 신중하게 심판하실까요? 바로 그들의 조상들에게 당신은 맹세와 계약으로 좋은 약속을 해 주셨습니다.‍ 저희는 그냥 벌하시지만 저희의 원수들은 만 번을 더 채찍질하시니, 저희가 남을 심판할 때는 당신의 선하심을 잘 생각하고 심판을 받을 때는 자비를 기대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어리석게도 불의하게 살아온 자들에게 당신은 저들의 그 역겨운 것들로 고통을 주셨습니다.

저들은 잘못된 길로 더욱더 빗나가, 피조물 가운데에서도 가장 추하고 천한 것들을 신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어리석은 아이들처럼 속아 넘어간 것입니다. 그래서 당신은 철없는 아이들에게 하시듯 저들에게 징벌을 보내시어 저들을 조롱하셨습니다.‍ 그렇게 부드러운 질타를 받고도 훈계로 삼지 않는 자들은 그에 합당한 하느님의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고통을 당하고 자기들이 신으로 여겼던 바로 그것들로 징벌을 받자 그것들에 화가 난 저들은 사실을 보고서야 자기들이 전에 알아 모시기를 거부하던 그분께서 참 하느님이심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저들은 가장 무거운 단죄를 받았습니다.

하느님에 대한 무지가 안에 가득한 사람들은 본디 모두 아둔하여 눈에 보이는 좋은 것들을 보면서도 존재하시는 분을 보지 못하고, 작품에 주의를 기울이면서도 그것을 만든 장인을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오히려 불이나 바람이나 빠른 공기, 별들의 무리나 거친 물, 하늘의 빛, 물체들을 세상을 통치하는 신들로 여겼습니다. 그 아름다움을 보는 기쁨에서 그것들을 신으로 생각하였다면 그 주님은 얼마나 훌륭하신지 알아야 합니다. 아름다움을 만드신 분께서 그것들을 창조하셨기 때문입니다. 또 그것들의 힘과 작용에 감탄하였다면, 바로 그것들을 보고 그것들을 만드신 분께서 얼마나 힘이 세신지 알아야 합니다. 피조물의 웅대함과 아름다움으로 미루어 보아 그 창조자를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을 크게 탓할 수는 없습니다. 그들은 하느님을 찾고 찾아낼 수 있기를 바랐지만 빗나갔을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그분의 업적을 줄곧 주의 깊게 탐구하다가 눈에 보이는 것들이 하도 아름다워 그 겉모양에 정신을 빼앗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이라고 용서받을 수는 없습니다. 세상을 연구할 수 있을 만큼 많은 것을 아는 힘이 있으면서 그들은 어찌하여 그것들의 주님을 더 일찍 찾아내지 못했겠습니까? 생명 없는 것들에 희망을 거는 자들도 불쌍합니다. 그들은 사람 손으로 만들어진 것들, 솜씨 좋게 다듬어진 금과 은, 피조물의 상, 또 옛적에 어떤 손이 다듬어 놓았다는 쓸모없는 돌을 신이라고 부릅니다.

목수를 보십시오. 그는 일하기 쉬운 나무를 톱으로 켜서 능숙하게 껍질을 다 벗겨 내고, 능란하게 솜씨를 부려 살림에 쓸모 있는 기물을 만들어 냅니다. 일하다가 남은 조각들은 음식을 만드는 데에 쓰고 배불리 먹습니다. 그러고도 쓸데없는 조각이 남는데, 목수는 구부러지고 마디가 많은 그 나무토막을 가져다가 한가한 때에 정성을 들여 깎습니다. 여가의 일거리로 그것을 손질하여 사람 모양으로 만들거나 볼품없는 피조물과 비슷한 것으로 만들어 황토색을 입히고, 그 위에다가 다시 붉은색을 칠하여 거기에 있는 흠을 말끔히 없앱니다. 그 다음 그것에 맞는 집을 만들어 벽 속에 넣고 쇠로 고정합니다. 목수는 그것이 떨어지지 않게 마음을 씁니다. 그 물건이 자신을 돌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목상에 불과해 남이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런데도 재산이나 혼인이나 자녀들을 위하여 기도할 때, 생명 없는 그것에 대고 말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무력한 것에 대고 건강을 위하여 간청하고, 죽은 것에 대고 생명을 위하여 청원합니다. 무능하기 짝이 없는 것에 대고 도움을 탄원하고,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는 것에 대고 여행을 위하여, 또 생계와 일과 생업의 성공을 위하여 손에 능력이라고는 전혀 없는 것에 대고 힘이 되어 주기를 빕니다.

또 어떤 자는 항해를 준비하고 거친 파도를 헤쳐 가려고 하면서, 자기를 데려다 줄 배보다 더 깨지기 쉬운 나뭇조각에 대고 빕니다. 배는 이득을 바라는 마음이 고안해 내고 장인의 지혜가 만들어 낸 것입니다.‍ 그러나 아버지, 그것을 조종하는 것은 당신 섭리로 당신이 바다에 길을, 파도 속에 안전한 항로를 놓아 주셨습니다. 당신은 어떠한 위험에서도 구할 수 있음을 보여 주시어 기술이 없는 이도 항해할 수 있게 하셨습니다.‍ 당신은 당신 지혜의 업적이 허사가 되는 것을 바라지 않으십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아주 조그마한 나뭇조각에 목숨을 내맡긴 채 뗏목을 타고 물결을 헤치며 무사히 바다를 건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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