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계속해서 대반열반경의 15장 달의 비유(월유품)에서 부처님께서 달과 별과 태양을 비유로 하는 깨달음의 이야기를 보내드립니다.
15장: 달의 비유
또 선남자야, 어떤 훌륭한 의사가 아들에게 의술과 약방문의 근본을 부지런히 가르치면서, 『이것은 뿌리 약이고 이것은 줄기 약이고 이것은 빛깔 약이니, 가지각색 모양새를 네가 자세히 알아라』 하니, 그 아들이 아버지의 가르침을 공경하여 받들어서 부지런히 배워서 여러 가지 약을 잘 알았느니라.
그 뒤에 의사가 죽으매 아들이 부르짖어 울며 『아버지가 가르치기를, 뿌리 약은 이렇고, 줄기 약은 저렇고, 꽃 약은 어떻고, 빛깔과 모양은 이렇다고 하였다』라고 하느니라.
여래도 그와 같아서,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계율을 제정하면서, 마땅히 이렇게 지니고 범하지 말며, 5역죄를 짓거나 정법을 비방하거나 일천제가 되지 말라 하는 것은 오는 세상에 이런 일을 저지를 사람을 위하여 그것을 보여주는 것이며, 비구들로 하여금 부처님 열반한 뒤에, 이것은 경전의 깊은 이치요, 이것은 계율의 가볍고 중대한 것이요, 이것은 아비담의 분별하는 글귀인 줄을 알게 한 것이니, 마치 의사의 아들과 같으니라.
또 선남자야, 인간이 달을 보면 여섯 달 만에 한 번 월식하지만, 위에 있는 하늘에서는 잠깐 동안에 여러 번 월식함을 보나니, 왜냐 하면 하늘의 세월은 오래고 인간의 세월은 짧은 연고니라.
선남자야, 여래도 그러하여 천상이나 인간들이 여래의 수명이 짧다고 하는 것은, 천상에서 잠깐 동안에 여러 번 월식을 보는 것과 같으니라.
여래는 또 잠깐 동안에 백천만억 번 열반함을 보이어 번뇌의 마군, 5음의 마군, 죽는 마군을 끊나니, 그러므로 백천만억 하늘의 마군들은 모두 여래가 열반에 드는 줄로 알며, 또 한량없는 백천 가지 지나간 업의 인연을 나타내나니, 세간의 가지가지 성품을 따르는 연고니라. 이렇게 한량이 없고 가없는 헤아릴 수 없는 일을 나타내므로, 여래는 항상 머물러서 변하지 않느니라.
또 선남자야, 밝은 달은 중생들이 보기를 좋아하나니, 그러므로 달을 보기를 즐긴다고 일컫거니와, 중생이 탐욕, 성냄, 어리석음이 있으면 보기를 즐긴다고 일컫지 못하느니라.
여래도 그와 같아서, 성품이 순일하고 착하고 깨끗하고 때가 없으니 가장 보기에 즐겁다고 하련만, 법을 좋아하는 중생은 보기에 만족함을 모르거니와, 마음이 나쁜 사람은 보기를 좋아하지 않느니라. 이런 이치로 여래는 밝은 달과 같다고 말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해가 뜨는 것은 세 철이 각각 다르니 봄과 여름과 겨울이라, 겨울 해는 짧고 봄철 해는 중간이요 여름 해는 가장 기니라.
여래도 그와 같아서, 이 삼천대천세계에서 수명이 짧은 이와 성문들을 위하여서 짧은 목숨을 나타내면, 그들이 보고 모두 말하기를 여래의 수명이 짧다고 하나니 이것은 겨울 해와 같고, 보살을 위하여서 중간 목숨을 보이되, 한 겁도 되고 좀 모자라는 한 겁을 나타내는 것은 봄철 해와 같고, 부처님만이 부처님의 수명이 한량없음을 보나니, 이것은 여름 해와 같으니라.
선남자야, 여래가 말씀한 대승 방등경전의 비밀한 교법으로 세간에서 큰 법비를 내리거든, 오는 세상에서 어떤 사람이 이 경전을 보호하여 가지고 열어 보이며 분별하여 중생들을 이익케 하면, 이런 이는 참 보살이니, 마치 여름날 더울 적에 단비가 내리는 것과 같고, 성문이나 연각들이 부처님 여래의 비밀한 교법을 듣는 것은 마치 겨울철에 추운 걱정을 만나는 듯하며, 보살들이 이렇게 비밀하게 가르치는 여래는 항상 머물러 변화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음은 마치 봄철에 온갖 움이 트는 것과 같거니와, 여래의 성품은 길고 짧음이 없으면서도 세상을 위하여서 이렇게 나타내나니, 이것이 부처님들의 진실한 법의 성품이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모든 별이 낮에는 나타나지 않거든, 사람들이 말하기를 낮에는 별이 없어진다 하거니와, 실로는 없어지는 것이 아니지만 나타나지 않는 것은 햇빛이 비치는 연고니라. 여래도 그와 같아서, 성문이나 연각들이 보지 못함은 세상 사람이 낮에는 별을 보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캄캄하게 흐렸을 적에 해와 달이 나타나지 못하는 것을 어리석은 사람들은 해와 달이 없어졌다 함과 같으니, 해와 달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니라.
여래의 바른 법이 없어질 때에 삼보가 나타나지 아니함도 그와 같아서, 아주 영원히 없어지는 것이 아니니, 그러므로 여래는 항상 머물러 있고 변화함이 없는 줄을 알지니라. 왜냐 하면 삼보의 참 성품은 모든 때(환상)로 물들일 수 없는 연고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그믐 밤에 살별(혜성)이 나타나거든, 그 빛이 찬란한 것이 얼마동안 떴다가 도로 없어지는 것을 중생들이 보고는 상서롭지 못하다는 생각을 냄과 같으니, 벽지불들도 그와 같아서, 부처님 없는 세상에 나타나는데 중생들이 보고는 모두 말하기를, 여래가 참으로 열반하였다고 근심 걱정을 하거니와, 여래의 법신은 열반하는 것이 아니니, 저 해와 달이 없어지지 않는 것과 같으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해가 뜨면 안개가 모두 걷힘 같으니, 이 대반열반의 미묘한 경전도 그와 같아서, 세상에 일어나 중생들의 귀에 한 번만 지나가도 모든 나쁜 짓과 무간지옥의 죄업이 모두 소멸되느니라. 이 대반열반경의 깊고 묘한 경계는 헤아릴 수 없으며, 여래의 미묘한 성품을 말한 것이니라.
이런 이치로 선남자, 선여인들은 여래에 대하여 항상 머물고 변함이 없다는 생각을 낼지니, 바른 법은 끊어지지 않으며 승보는 없어지지 않나니, 그러므로 마땅히 방편을 닦으며 이 경전을 부지런히 배우면, 이 사람은 오래지 않아서 무상정등정각을 얻을 것이니라.
그러므로 이 경의 이름이 한량없는 공덕으로 이룬 것이라 하며 보리는 끝날 수 없다고도 하나니, 다하지 않는 까닭이라서 대반열반경이라 하나니, 훌륭한 빛이 여름 해와 같으며, 몸이 가없으므로 대열반이라 이름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