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은 혜능의 게송을 보자마자 그가 이미 큰 깨달음을 얻었다는 걸 알았어요. 근데 홍인이 어쨌죠? 신발로 게송을 지웠어요. 『형편없다』 하면서요. 『이 역시 깨닫지 못했다. 아무것도 아니다』 〔…〕 하지만 밤이 되자, 스승은 벼를 찧고 있는 혜능에게 갔어요. 그는 혜능이 열심히 일하는 걸 보고 큰 감명을 받았어요. 그는 말했죠. 『아 깨달음을 얻으려고 이 모든 걸 감내했구나』
두 사람은 얘기를 나눴고 그때 그(홍인)은 알았어요. 나중에 그는 의발을 혜능에게 전했죠. 왜냐하면 혜능은… 오조 홍인 대사는 제자 모두에게 말했어요… 그 이야기 알 거예요. 하지만 그의 물음에 답할 겸 다시 말해주겠어요. 알겠죠? 홍인은 제자들에게 게송을 쓰라고 해서 내면의 지혜를 어떻게 표현하는지 보고자 했어요. 아무도 쓸 엄두를 못 냈죠. 자신의 등급이 그렇게 높지 않음을 알았거든요. 아, 자신에 대해 겸손하고 부끄러움을 아는 건 좋은 일이죠? 내 제자들이었다면 몇 백 편의 게송이 쓰여졌을지 모르겠네요. 경쟁적으로 벽면을 가득 채웠을 거예요. 뭘 쓸지는 모르겠지만요. 7세계, 8세계, 9세계에 이르렀다고 쓸지도 몰라요. 5세계를 뛰어넘었다거나요. 그런 식으로 썼을 거예요. 자신이 깨달은 스승이라는 등 그러겠죠. 정말 따분하죠. 좋아요.
아! 명성과 재산을 차지하려는 욕망은 사람들을 늘 속이죠. 오조 홍인대사의 시대에서뿐 아니라 지금 시대에서도 그래요. 여러분도 다 보고 들었을 텐데 소위 우리 형제자매 중에도 한두 사람이 수행한 지 며칠밖에 안됐는데 이미 5세계, 7세계, 8세계에 이르렀다고 주장했죠. 그러면서 자신이 깨달은 스승이라며 자신의 명호를 외면 해탈할 거라고 했어요. 근데 외면 욀수록 점점 더 어두워졌어요. 빛이 사라졌죠. 그 사람이 누구를 만지면 상대방은 어두워졌죠. 그래서 내가 나중에 그를 꾸짖었어요. 다른 사람들을 망치지 않았으면 괜찮았을 텐데 불평하는 사람이 나왔어요. 『그가 절 만진 뒤 빛이 더는 안 보입니다』 그래서 내가 꾸짖은 거죠. 알겠어요? 기억나요? (네) 좋아요.
그래서 아무도 게송을 안 쓰려 했고 상대적으로 가장 총명하고 가장 뛰어난 출가 제자만 게송을 적었어요. 이름을 잊었네요. (신수요) 신수, 그래요. 신수만이 게송을 쓸 만큼 뛰어나고 훌륭하다고 여겨졌어요. 나머지는 안 쓰는 게 상책이었죠. 비웃음을 사지 않으려면요. 그래서 신수에게 쓰라 했죠. 신수는 자신이 뛰어나지 않다는 걸 알았지만, 주변에서 치켜세우고 부추겼어요. 그래서 게송을 썼죠, 몰래요. 자기 이름도 빼고요. 누가 뭐라고 할까 봐 익명으로 썼어요. 스승이 다음날 인정하면 앞으로 나와서 자신이 썼다고 하고 아니라면 창피당하는 걸 면하려고요. 그래서 한밤중에 몰래 게송을 하나 적었고 그런 다음 얼른 자리를 떴죠. 이름을 빼고요. 이름은 한 자도 안 썼죠. 그래서 누가 써 놨는지 아무도 알 수 없었죠.
다음날, 사람들이 그걸 봤죠. 오! 다들 찬탄했어요. 『대단하네, 대단해』 원래 어떤 내용이었죠? 『보리는…』 『보리는… 나무요. 지혜는 거울 받침대 같네. 지혜를 얻으려면 거울을 자주 깨끗하게 닦아야 하네』 암송하진 않겠어요. 따분하니 암송은 안 할게요. 아, 모두 와서 그걸 보고 감탄했어요. 그리고 스승인 오조 홍인 대사도 와서 그걸 봤어요. 별거 아닌 걸 알았지만, 그는 『그래, 괜찮구나! 모두 이걸 베껴서 매일 외거라』하고 말했죠. 그렇게 해야 제자들이 자신을 성가시게 안 할 테니까요. 매일 그 게송을 외느라 스승을 성가시게 안 하겠죠.
여러분 중에 누가 게송을 쓴다면, 나도 모두에게 그걸 외라고 하겠어요. 날 성가시게 안 하게요. 지금도 정말 성가시게 하죠. 매일 여러 가지 사소한 일로요. 텐트를 치고 철거하는 일로 성가시게 하고 화장실과 욕실도 그렇죠. 물의 수질에 대해서나 어디로 흐르게 하냐는 등 성가시게 했고요. 이상해요! 난 일하느라 바빠요. 한 사람이 그 많은 일을 어떻게 다 처리하나요? 여러분 중에 건축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런 건 고칠 수 있잖아요. 그렇죠? 할 수 있죠. 왜 스승을 성가시게 하죠? 그럼, 연락인은 왜 있죠? 기술 좋은 사람이 많아요. 집을 짓는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은 데 왜 날 성가시게 하죠? 그러니 나도 누구에게 게송을 쓰게 해서 다들 매일 외라고 해야겠어요. 그래야 시끄럽게 안 할 테니까요. 여러분은 할 일이 없어 날 귀찮게 합니다.
그래서 오조 홍인 대사는 자신의 수제자도 아직 깨달음을 얻지 못했다는 걸 알았죠. 그 경지를 얻지 못한 거죠. 그저 말뿐이었죠. 마음이 열리지 않았고 아직 깨닫지 못했어요. 하지만 개의치 않았어요. 다들 신수를 치켜세웠으니 그를 무안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던 거죠. 스승은 그런 법이에요. 마음이 넓죠. 다른 제자들은 안 썼으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죠. 그래서 모두에게 이랬죠. 『아, 훌륭하구나! 이걸 왼다면 분명… 서서히 점차 깨닫게 될 것이다』 네. 그래요.
그때 한 고위관리가 그 게송을 보려고 거기에 왔어요. 그걸 적어 가지고 돌아가서 외며 깨달음을 얻으려 했죠. 근데 무슨 연유인지 뒤쪽으로 갔다가 혜능과 마주쳤어요. 그 과정은 잊었어요. 혜능은 거기서 벼를 찧고 있었을 거예요. 그때는 도정기가 없어서 낟알을 찧어서 겨를 벗겼어요. 겨를 벗겨서 하얀 쌀을 얻었고 그걸로 밥을 지었죠. 그때는 힘이 많이 들었죠. 일일이 수작업으로 했죠. 요즘엔 기계로 하니 참 편리하죠. 지금 시대는 여러모로 편리해요. 옛날에 살던 왕보다도 더 편하죠. 그래서 혜능은 벼를 찧고 있었죠.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몸에 돌을 묶어서 무게를 늘려야 겨를 벗겨낼 수 있죠. 그래야 먹을 만한 쌀을 얻을 수 있었죠.
그 고위관리는 마침 거기를 지나다가 이렇게 물었어요. 『게송을 보러 왔소』 그러자 혜능이 다른 이에게 부탁했죠. 『난 앞문으로 다닌 적도 없고 대법당에 들어간 적도 없습니다. 여기서 바삐 일했죠. 게송을 보고 싶으니 사형이 데려다주시겠소? 나도 그 게송을 보고 감탄하고 싶군요』 그래서 누가 데려다 줬는데 그걸 읽은 혜능은 별거 아니란 걸 알았죠. 하지만 아무 말 안 했어요. 그런 뒤 글을 쓸 수 있는 고위관리한테 다시 갔어요… 당시에는 누구나 글을 아는 건 아니었죠. 누구나 돈이 있고 기회가 있어서 배울 수 있는 게 아니었죠. 그 옛날에는요. 그땐 어느 나라든 형편이 어려웠죠. 글을 아는 사람은 적었죠. 그래서 혜능은 고위관리에게 말했어요. 『저도 게송을 하나 써서 붙이려 하는데 저 대신 써주실 수 있으십니까?』 관리가 말했죠. 『자네가 말인가? 게송을 쓸 줄은 아는가? 자네가?』 그는 『상관없지요. 모두가 동등하니까요. 스승님은 누구든 써도 좋다고 하셨으니 저도 되죠. 부디 저 대신 써 주십시오. 전 글을 모릅니다』라 했죠. 남방에서 왔기에 한자는 몰랐으니까요. 관리는 그 말을 듣고서 일리가 있다고 여겼죠. 그게 공평한 거잖아요? 차별이 없어야죠. 그래서 그를 도와줬어요. 『좋네, 자네가 말하면, 내가 받아 적도록 하지』
그래서 다들 아는 불후의 게송이 나왔어요. 『깨달음에는 본래 나무가 없고, 거울(마음) 또한 받침대가 없네. 본래 한 물건도 없거늘 어디에 먼지가 붙겠는가?』 혜능이 뜻한 건 지혜엔 나무가 없다는 거죠. 원래 그건 나무가 아니에요. 마음이 밝아지는 거죠. 내면으로 마음이 밝아지는 거예요. 거울처럼 그렇게 할… 신수가 말했잖아요. 『거울 같아서 매일 닦아줘야 한다』고요. 혜능은 내면의 밝음, 내면의 빛은 틀이 없댔어요. 본래 아무것도 없는데 어떻게 업이란 게 있느냐는 거죠. 신수는 거울을 자주 닦아줘야 먼지가 안 붙는다고 했으니까요. 혜능은 아무것도 없는데 먼지가 붙겠느냐고 했고요. 세상에! 그 차이를 알겠죠. 한쪽은 아직 갇혀 있고 그저 말만 되풀이한 거죠. 경전을 읽을 때처럼요. 경전에 보면 부처의 이런 말씀이 있죠. 『수행을 하고 자신을 닦아야 한다』 그런 식으로요.
허나 그건 부차적인 거죠. 우리는 사회에 살면서 거기에 맞게 행동하고 인간성 좋은 훌륭한 시민이 돼야 하니까요. 이런저런 선한 일을 하고요. 허나 그런 건 사실 중요하지 않죠. 깨달아서 자성을 보는 게 중요하죠. 하지만 혜능은 이미 알았어요. 공의 상태에, 무집착의 상태에 이르렀으니까요. 말로만 그런 게 아니고 정말 알았던 거예요. 그러니 누가 그런 게송을 외더라도 깨닫지 못했다면 다른 거예요. 그런 게송을 베껴서 쓰거나 혜능을 흉내 낸다고 해서 그만큼 깨달은 건 아니죠. 그렇지 않아요. 이건 내면에서 나오는 거죠.
그건 마치 혜능이 어울락(베트남)의 고향에 있었을 때, 금강경의 한 구절을 듣고서 이미 어느 정도 깨달은 것과 같아요. 그 본질을 이해한 거죠. 금강경에선 마음, 즉 생각이 어디에도 머물지 말아야 한다고 해요. 그럼 놀라운 경지를 얻는다 하죠. 그런 내용이에요. 혜능은 바로 이해했죠. 이해와 깨달음과 아는 건 다 달라요. 『말하는 걸 들었으니 나도 욀 수 있어』 이건 다르죠, 내면의 깨달음과는 달라요. 그래서 혜능은 바로 스승을 찾고자 했어요. 더 많은 걸 주고, 더 깨닫게 해주고, 자신의 불성을 보게 해줄 스승을요.
그래서 거기서 스승이 『원하는 게 무엇인데 이리도 멀리 왔는가…? 원하는 게 무엇인가?』라고 물었을 때 혜능은 『성불만을 원합니다』 라고 했죠. 그런 뒤에 혜능은 뒤편으로 보내졌고 거기서 힘든 노동을 해야 했어요. 장작을 패고, 벼를 찧고, 밥을 지어야 했어요. 하찮은 사람처럼요. 새로 오면 그렇게 하죠. 게다가 혜능은 어울락(베트남)에서 왔죠. 당시엔 중국어도 못했죠; 조금은 했겠지만, 한자는 몰랐죠. 자, 어디까지 말했죠? 맙소사, 어서 말해줘요. 다 잊어버리기 전에요. 어디까지 했어요? (깨달음이요) 깨달음, 그래요. 그건… 다리를 뻗어요, 어서요. 자, 너무 오래 앉아 있으면 쥐가 나잖아요. 원하면 다리 뻗어요. 원하면 뒤쪽 형제한테 기대요, 편하게 하세요. 알다시피 어쨌든 여기엔 사찰이 없어요. 부처도 없고요. 그러니 다리를 뻗어도 돼요. 사찰에선 똑바로 앉아 있어야 하고 그래야만 하는데 여기선 원하는 대로 하죠.
좋아요. 그럼… 스승은 혜능의 게송을 보자마자 그가 이미 큰 깨달음을 얻었다는 걸 알았어요. 근데 홍인이 어쨌죠? 신발로 게송을 지웠어요. 『형편없다』하면서요. 『볼 가치도 없구나! 형편없어』 그러면서 신발로 게송을 지웠어요. 아주 하찮다는 듯이 무시했다는 거죠. 홍인은 자신의 신발로 혜능이 쓴 걸 다 지웠어요. 『이 역시 깨닫지 못했다. 아무것도 아니다』 혜능은 아직 깨닫지 못했고 별 볼일 없다는 거죠.
하지만 밤이 되자, 스승은 벼를 찧고 있는 혜능에게 갔어요. 그는 혜능이 열심히 일하는 걸 보고 큰 감명을 받았어요. 그는 말했죠. 『아, 깨달음을 얻으려고 이 모든 걸 감내했구나』 그러면서 더는 말을 하지 않고 주장자를 써서… 대개 스승은 주장자, 상징적인 지팡이가 있죠. 내게도 하나 있었어요. 지난번에 쓸데없는 말을 하는 이에게 그걸 줘야 했죠. 좋아요. 그는 주장자를 들어 바닥을 세 번 땅땅땅 치고는 나갔어요. 더는 아무 말도 안 하고요. 혜능은 알아들었죠. 그날 밤 삼경이 되자, 혜능은 스승의 방으로 갔어요. 삼경이 뭔지 알 거예요; 자정이 넘어간 거죠.
그러자 스승은 모든 걸 말해주고 계승자에게 필요한 지시 사항을 알려줬어요. 그런 뒤 말했죠. 『떠나거라, 이건 보리달마께서 물려주신 가사다』 1대 선사요. 당시엔 선사라 했어요. 『이제 네가 이걸 물려받아 중생을 돕고 깨닫게 해서 고통에서 구해야 한다. 이제는 네가 하게 될 거다. 이걸 받으면 이제 네가 법통을 잇는 것이다. 하지만 법(가르침)을 서둘러 설하지 말거라, 가르침을 전하기 어려울 것이다. 인내심을 갖고 한동안 몸을 숨기거라, 안 그러면 그 가사 때문에 네 목숨이 위태로울 거다』 그래서 보리달마가 이후에는 가사를 전하지 말라고 한 거예요. 5대 조사…
내가 영어로 했죠? (네) 괜찮아요? 통역돼요? (네) 통역돼요? (네) 언제부터 영어로 말했는지 모르겠네요; 전혀 몰랐어요. 좋아요. 그래서… 영어로 계속해도 되겠죠? (네) 다 통역되나요? (네) 그래요, 좋아요. 어떤 언어든 마찬가지죠. 어울락(베트남)어로 하면 여러분이 못 알아듣고 한국어로 하면 저들이 못 알아듣죠.